"우리가 무슨 권리로 비인간적 존재들을 이용하고 착취하나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는 벨루가 '벨라'의 방류를 위해
이달 13일부터 '릴레이 1인 행동'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릴레이 1인 행동' 캠페인은
벨루가의 해방을 꿈꾸는 누구든 참여할 수 있으며
10월 한달 동안 서울 잠실역 롯데월드 입구 근처에서 진행된다.
19일 '릴레이 1인 행동' 캠페이너는 황현진 활동가였다.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이기도 한 황현진 활동가(이하 황 활동가)는
위·아래 모두 핫핑크색 옷을 입고
'롯데는 흰고래 감금·착취 중단하고 방류 약속 이행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피켓 내용을 읽어보며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도 다수 있었다.
황 활동가는 이날 <뉴스펭귄>에 "회사에 남는 천을 이용해 피켓을 만들었다.
우리는 회사에 남는 폐지, 이면지, 천 같은 걸로 피켓을 만든다.
벨루가 대신 흰고래라고 쓴 이유는
아직도 벨루가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익숙한 고래로 적었다"고
직접 제작한 피켓을 설명했다.
황 활동가는 벨라가 있는 아쿠아리움은
벨루가가 서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벨루가들은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할 만큼 이동 반경이 크다.
심해까지 잠수도 가능하다.
벨루가는 혼자 휴식을 취할 장소가 필요하다.
우리도 아프거나 몸이 힘들면 혼자 있고 싶지 않나. 벨루가도 똑같다.
하지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루가가 살기에 굉장히 좁고
사방이 트여있는 공개적인 장소다.
벨루가가 서식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개장 당시 러시아에서 벨루가 3마리를 데려왔다.
이후 2016년 '벨로'가 죽고
2019년에는 '벨리'마저 폐사하면서
롯데월드 측은 그해 10월 아쿠아리움 마지막 벨루가 '벨라'를 자연 방류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 활동가는
"가장 큰 문제는 비인간적 존재들을 감금하고 착취하는 행위"라며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돈벌이 수단이나 먹거리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과 같이 공존하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롯데월드 측을 향해
"방류할 후보지를 최대한 물색해야 한다.
만약 방류할 장소를 찾기 어렵다면 당장 벨루가 전시를 중단하고
적기 이송에 필요한 훈련을 준비해야 한다.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핫핑크돌핀스가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건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 벨루가 관련 증인신문이 있고 나서부터다.
다음은 당시 무소속 윤미향 국회의원(이하 윤 의원)과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하 소 위원장)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고정락 관장(이하 고 관장)에게 증인신문한 내용 일부다.
윤 의원: 벨루가 방류가 늦어진 이유는.
고 관장: 롯데는 3번의 방류 시도를 했다.
첫번째는 생츄어리(야생적응장) 안에 다른 개체가 있어서 안 됐고,
두번째는 코로나 때문에 이송이 지연됐고,
세번째는 생츄어리 개체의 건강상태가 안 좋아서 못했다.
해외사와 2026년까지 방류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해외사의 상황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윤 의원: 벨루가 해외 배송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 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고 관장: 전혀 아니다.
윤 의원: 롯데가 수차례 방류 약속을 했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핫핑크돌핀스가 시위했다.
시민을 수억원의 재물손괴 업무방해 고소한 것은 협박성 고소 아닌가.
고 관장: 핫핑크돌핀스는 총 25회 시위를 했고 이 중 일부 불법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는 고소하지 않았다.
작년 12월 시위한 것은 재물손괴로 고소한 것이고,
개인들에 대한 고소다.
나중에 청소년이 포함된 것을 알게 됐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청소년 시위자들에 대해서는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보냈다.
소 위원장: 대기업이 시민단체 소속의 개인들에 대해 고소하면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
고소에 대해 전향적으로 할 의향은 없나.
고 관장: 생각해보겠다. (끝)
한편 롯데월드 측은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8명을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고
이들은 지난 18일 송파경찰서에 송치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벨루가 전시 수조에서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접착제로 붙이고 벨루가 방류를 촉구하는 행동을 진행했다는 혐의다.
롯데월드 측은
"수조 외벽에 7억원 상당 재물손괴를 입고
생물의 불안정한 반응과 관람객 이용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핫핑크돌핀스 측은
"롯데가 피해 사실을 과도하게 부풀려
벨루가 방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입을 막고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출처 :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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